전기 기술자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반복되는 현장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일,
기술자의 삶과 성장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합니다.
기술자는 일로 성장한다, 반복된 하루의 내력
처음엔 하루를 버티는 게 전부였다.
새벽같이 나가 땀 흘리고, 점심시간을 기다리고,
현장이 끝나면 그저 무사히 돌아오는 것.
그렇게 반복되는 하루들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 있었던 무수한 판단, 실수, 감정들.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걸
나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됐다.
기술자는 현장에서 진화한다
기술자에게 일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다.
그건 내 몸에 기술을 새기고,
머리에 판단을 심고,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익히는 과정이다.
처음엔 누구보다 느렸고, 손이 무뎠다.
툴 하나를 쥐는 법도 몰랐고,
전선 피복을 벗기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손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그건 누가 가르쳐준 게 아니라,
수천 번 같은 동작을 반복한 내 손이 배운 것이었다.
경험이 쌓인다는 건 실수를 겪는다는 뜻이다
실수 없이 일하는 기술자는 없다.
중요한 건 실수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실수를 통해 무엇을 배우느냐이다.
한 번은 조명등을 설치하다
회로 구성을 반대로 연결해서
전체 동작이 꼬였던 적이 있다.
하나하나 분해하고, 다시 연결하며
왜 그렇게 되었는지 스스로 설명해야 했다.
그날 이후, 회로를 그리기 전에는
반드시 머릿속으로 전류 흐름을 그려본다.
단순한 실수였지만,
그 경험은 내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반복되는 일은 기술자의 ‘연습장’이다
전기 기술자의 하루는 대체로 비슷하다.
콘센트를 달고, 배선을 연결하고, 테스트를 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매번 다른 조건이 숨어 있다.
벽의 재질이 다르고,
조명의 규격이 다르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다르다.
이 작은 차이들이 실전 경험의 레벨을 결정한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건 이론이 아니라 몸에 밴 기술이다.
기술자는 ‘지식’보다 ‘판단력’으로 산다
사람들은 자격증이 기술자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건
순간적인 판단력이다.
자재가 부족한 상황,
도면이 틀린 상황,
고객의 요구가 변경된 상황.
그때마다 즉시 결정하고,
일을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런 상황을 겪을수록
일기처럼 메모를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대처했다,
다음엔 이런 방식이 나을 것 같다.
그 노트는 나만의 기술 매뉴얼이 되었다.
지금도 가끔 그 노트를 펼쳐본다.
그리고 같은 상황이 다시 왔을 때
예전보다 훨씬 부드럽게 대응하는 나를 발견한다.
몸만 쓰는 직업이라는 오해
기술자라는 말에 '노가다'라는 이미지를 씌우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기술자는
몸만 쓰는 사람이 아니다.
문제를 판단하고, 설계하고, 대응하는 사람이다.
특히 전기 기술자는
‘보이지 않는 흐름’을 다룬다.
배관 안을 흐르는 전선,
그 속을 흐르는 전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현장에서 늘 ‘생각’한다.
작업하는 동안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어디서 전류가 흐르고,
어디서 멈춰야 하며,
무엇이 위험 요소인지.
기술자는 손으로 일하고,
머리로 판단하며,
결국 ‘사고를 막는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
잘 쓴 공구 하나가 작업의 리듬을 만든다
작업의 완성도는 손이 아니라 도구에서 결정되기도 한다.
특히 줄자, 니퍼, 전동 드라이버 같은 건
손에 맞는 제품을 쓸수록 피로도가 확 줄어든다.
나는 작업일지를 쓰며
작업 속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을 분석했다.
그중 하나가 자주 고장 나는 드라이버였다.
결국 장비를 바꾸기로 했다.
지금은 이 드라이버를 쓴다.
힘 조절이 잘되고, 배터리도 오래 가고, 손에 착 감긴다.
작업의 흐름이 확실히 부드러워졌다.
공구 하나 바꿨을 뿐인데,
작업 효율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기술자는 결국 손보다 도구에 민감해야 한다.
힘들어도 계속 가는 이유
이 일이 쉽지 않다는 건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무거운 장비, 날씨, 오랜 대기 시간, 긴 이동 거리.
게다가 책임도 크다.
감전 사고, 누전, 고장…
하나라도 실수하면
사람의 안전이 위협받는다.
그런데도 내가 계속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 때문이다.
어제보다 오늘 손이 더 정확했고,
지난달보다 이번 달 작업 속도가 빨랐고,
6개월 전보다 지금 판단이 더 정확해졌다.
이게 내 자존감이다.
기술자로서의 자존감.
기술자의 성장에는 끝이 없다
요즘엔 새롭게 공부도 시작했다.
전기산업기사 시험을 준비하고,
새로운 장비 매뉴얼을 스스로 번역해서 정리한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배움이 일의 일부가 되었다.
기술자는 공부를 멈추면
뒤처지거나 고립된다.
새로운 방식, 새로운 기준, 새로운 자재.
그 변화의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그래서 나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공부한다.
10분이라도 매뉴얼을 보고,
5분이라도 기술 블로그를 읽는다.
루틴처럼 만든 학습.
그게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한다.
마무리하며 – 성장하는 기술자라는 자부심
나는 지금도 일하면서 느낀다.
내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기술을 쌓고, 판단을 배우고,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을 살고 있다는 걸.
이 일이 나를 힘들게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크게 만들어주고 있다.
기술자의 길을 걷고 있는 누구든
지금 느리다고, 부족하다고
절대 주눅 들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매일 손으로, 머리로, 기록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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